5월 23일 부활 제7주간 화요일
요한 복음 17장은 복음서에서 가장 긴 예수님의 기도로,‘대사제의 기도’라
고도 합니다. 수난을 앞두신 주님께서는 이 장엄한 고별 기도를 드리시며
당신과 제자들과 믿는 모든 이를 위하여 성부께 기도하십니다. 주님의 가장
큰 관심하는 사명을 완수하여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과, 세상에 남겨
질 제자들을 아버지께서 지켜 주십사고 청하는 일입니다.
주님께서 말씀하신 “때”(1절)는 당신께서 십자가에 달려 높이 들어 올려
지시는 순간으로,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 영광스럽게 되시는 때입니다. 영광
을 누리시던 성자께서 굴욕과 저주의 형틀에 매달려 인간을 향한 아버지의
사랑과 자비를 온 세상에 드러내시는 그 순간이야말로 아버지께서 최고의
영광을 받으시는 순간이며, 그분께서 보내신 아드님께서도 영광스러워지시
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. 그리하여 모든 이가 누릴 수 있게 된 “영원한 생명”
은 십자가에서 드러난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알아보는 데서 시작되며, 예
수님께서 아버지에게서 오신 구세주이심을 믿고 그분께서 전하여 주신 아
버지의 말씀을 기꺼이 지키는 “제자의 삶으로 주어집니다. 요한 복음사가는
이 “영원한 생명”이 먼 미래가 아닌. 지금 우리의 삶 안에 이미 시작된 실존
임을 강조합니다.
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의 원로들에게 한 작별 인사는 예수님의 고별 기
도와 많이 닮았습니다(제1독서 참조).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투옥과 환난임
을 알면서도 ‘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음 직무를 마칠 수만 있다면,
목숨이 아깝지 않습니다.’라는 사도의 고백이, 아침마다 주님과 함께 하루를
여는 나의 진실한 바람이 되기를 바랍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